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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홍콩짝퉁 콜라 수육연휴 때 뭐 했냐고 물어본 사람도 없지만아무튼 먹고 자고 쉬면서 누워만 있다가,'이렇게 살 수는 없어'라고 생각하며부랴부랴 마트로 달려가 이것저것 담아왔다.인터넷에서 우연히 돼지고기 수육 만드는 법을 봤는데,재료에 생강 + 콜라 + 쌍화차가 들어가는 걸 보고내가 좋아하는 짝퉁 홍콩 음식 맛이 나겠다 싶었다.먹고 싶은 건 미루지 않는 스타일재료 소개재료는 별거 없다.수육용 돼지고기 앞다리살 500g(수육용 삼겹살이 있으면 무조건 삼겹으로)편의점 쌍화탕 1개콜라 500ml진간장 50ml생강 20g마늘, 대파, 고춧가루 등은 옵션이지만 있으면 좋음.재료는 없는 것보단 있는 게 좋으니까 준비함.팔각(스타아니스홀)은 있으면 쌍화탕 대신 넣고없으면 안 넣어도 좋고둘 홍콩짝퉁 다 넣으면 향이 2배 !재료 손질먼저 대파를 큼직하게 손질해 주기.한입에 먹기 좋을 만큼 썰어주자.마늘은 통으로 넣을 테니 꼬다리만 날려주자.많이 넣으면 넣을수록국물이 졸아들 때마다 맛있어짐.졸아 좋아.다음은 흙생강 20g대략 저 생강 포장 하나가 60g대략 1/3 정도면 20g다 먹고 하는 말이지만통으로 넣지 말고편 썰어서 넣어야생강향과 맛이 더 잘 밴다.괜히 통으로 넣었어..수육용 삼겹을 안 팔아서울며 겨자 먹기로 산 앞다리살.앞다리살은 너무 퍽퍽해서내 스타일이 아니다.삼겹살처럼 비계 많고 살 많은 게 좋다.난 정말 날씬한 사람 별로야.고기는 손 다치지 않게뭉텅뭉텅 썰어주면 끝.촬영 직전에 칼을 갈았더니칼이 너무 잘 들어서앞다리살 먹을 홍콩짝퉁 예정인데도 기분이 좋다.재료 손질 뭐 별거 없다.라면 끓일 줄 알면이 정도 손질은 5분이면 끝남.5분 안에 안 끝나도 실망하지는 말자.그만큼 섬세하다는 뜻이니까.일반 라면 끓이는 냄비도 괜찮지만기왕이면 웍처럼 생긴큰 후라이팬이 요리하기 편해서 애용하는 편.요리는 간지 80 + 맛 20으로 이루어진예술행위이기 때문에기왕이면 나를 표현할 수 있는좋은 요리기구를 사용하도록 하자.요리먼저 돼지고기를 구워준다.비계가 많은 삼겹살이었다면돼지기름 쫙 빠져서 정말 맛있었겠지만아쉽게도 앞다리살은 기대한 만큼기름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하자.이런 앞다리살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 흥.고기를 바짝 구워주자.사실 더 구워도 되는데,사진 찍기 귀찮아서익기도 전에 우선 사진부터 찍어버림.중간중간 몇 개 집어먹은 건 홍콩짝퉁 비밀.고기가 구워졌으면 콜라를 때려붓자.요알못들은 '콜라를 고기에? 웩..'이라고 하겠지만,콜라는 고기를 연하게 만들어주고,풍미와 단맛을 올려주고,맛깔나는 윤기와 색을 입혀준다.간장 넣고 맛술 넣고 청주 넣고이런 거 하면 요리 안할거자너.다음은 진간장.을 넣어야 하는데 우리 집에 진간장이 없다.엄마가 준 홍게 간장을 넣었는데,이건 좀 실수였던 것 같다.맛이 밍밍하고 색이 올라오지 않으니어지간하면 진간장 작은 거 사서 넣도록 하자.다음은 쌍화탕.이 녀석이 요리의 킥이다.마카오나 홍콩을 가서고기 요리 좀 먹어보면 알겠지만은은한 약재향이 올라오면서음식의 풍미를 살리는데쌍화탕이 그 용도로 쓰인다.팔각 있으면 좋긴 한데,팔각 잘 안 쓰게 되더라고.쌍화탕이 좋아.2개 사서 요리할 때 하나 쓰고하나는 요리하면서 홍콩짝퉁 때려 마시고.아까 손질한 재료들을 다 때려 넣도록 하자.솔직히 이 정도면 요리 아니고,조리라고 부르는 것이 맞을 것 같긴 하다.넣고 보니까 마늘이랑 대파를 더 넣을걸.하는 후회가 조금 남았다.양념 밴 야채가 얼마나 맛있는지 알재?마지막으로 고춧가루 넣고3~40분 정도를 줄창 끓이면 된다.겉보기엔 떡볶이인 지닭도리탕인 지 구분이 되지 않지만아무튼 이따 보면 안다니까.중불로 은은하게 끓여야 하는 게 정석인데성질이 급해서 강불로 뚜껑도 열어놓고바글바글 끓이며 졸였다.사진으로 보니까 이대로 먹어도 맛있을 것 같긴 한데,지금 이 상태로는 니 맛도 내 맛도 아닌 상태라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만 한다.국물 졸이는 동안 샤워 한탕 때리고 나와서바닥이 홍콩짝퉁 탔을까 봐 부랴부랴 뒤섞어준다.국물이 아직 저렇게 많으니 탈 염려는 없지만그냥 후라이팬 다치는 꼴은 볼 수 없어서급하게 바닥을 긁어주었다.그리고 마지막 마법의 양념 가루 미원을 넣어주자.안 넣어도 되긴 하는데확실한 건 넣으면 무조건 더 맛있어진다.김풍 아저씨가 말하길우리 가족이 먹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만들라 하셨으니,나 역시도 같은 마음으로 만들었다.내 동생 새끼한텐 한입도 주지 않겠다는 마음으로.약 40분 정도 강불에서 신나게 졸이고 나면'돼지고기 콜라 수육'이 완성.아무리 봐도 닭도리탕 같단 말이지.사진을 예쁘게 찍고 싶어서부랴부랴 대파를 송송 썰어 올리고,오랜만에 촬영용 조명도 켜보았다.그런데 왜 이렇게 안 예쁘지.이게 내가 예쁘게 찍을 수 홍콩짝퉁 있는 한계.나는 왜 이렇게 미감이 떨어지는 걸까.음식 맛있게 해놓고사진 찍으면 항상 우울해지는 사람.카메라를 사면 되겠지?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돼지고기 콜라 수육' 완성그래도 냄새는 기가 막힙니다.방안 가득 은은하게 퍼지는 동파육 냄새.맛은 동파육이 아닐 확률이 높지만정말 냄새 하나만큼은 기가 막힌다.소스만 따로 모아서 디퓨저 만들고 싶을 정도.사진 찍을 때마다 고기가 어둡게 나와,조명 빡세게 쪼아보았다.조림 요리의 킥은 비계살이다.살코기는 소스를 졸일수록 퍽퍽해져서개인적으로는 만족을 못 하는 편인데,비계살은 졸이면 졸일수록 소스가 스며들면서푸딩처럼 부들부들해지기 때문에최소 비계 4: 살코기 6 정도의 비율로 먹는 것이가장 좋다고 생각한다.아니, 확신한다. 내 말대로 먹어줘.크리고 살코기.돼지고기 홍콩짝퉁 살코기도 맛이 없진 않지만,앞서 말했듯이 퍽퍽하다.차라리 닭가슴살이었으면조금 더 부드러워졌을 텐데,이래서 반드시 수육용 삼겹살을 사야만 한다.명심하도록 하자.내가 만든 요리라 해도 평가는 피할 수 없다.별점 5점 만점에 2.5점.한 줄 평 "돼지 탓하지 마. 돼지야."고기도 충분히 바꿀 수 있었고,콜라와 소스의 양이 좀 많은 것 같았지만귀찮다고 그냥 다 때려 넣어보니먹을만하지만, 덜 맛있게 먹은 음식이 됐다.열심히 만들었는데 생각한만큼 맛있지 않으면혼자 실망하고 자책하고 슬퍼하는 스타일.>수육용 삼겹살로 변경할 것>콜라는 300ml로 바꿀 것>간장은 진간장을 쓸 것소스가 채 스며들지 않은 생강만 남긴 채 다 먹었다.다음엔 꼭 더 맛있게 만들어서 올리고 홍콩짝퉁 말겠어.